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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산도..

# 흑산 1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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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오야 우지마라... ...

오빠아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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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연기 자욱하고 천장 구석에 매달린 뿌연 형광등엔 왕파리가 맴돈다.

찌그러진 노란 주전자 주둥이에선 뜨물 같은 막걸리가 잔에 넘쳐흘러 상이

질퍽하고 깔고 앉은 얼룩진 방석으로 흘러 떨어져 얼룩 때를 더한다.

손잡이 떨어진 냄비엔 식은 미역국 위로 굳은 기름이 떠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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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홍어무침의 새콤매콤한 양념 맛은 텁텁한 술을 잡아준다.

뼈를 씹으면 오드득 소리가 경쾌하게 울리고 순간적으로 탄광에 화약 터져

막힌 갱도가 뻥 뚫리듯 오래된 변소 냄새가 목구멍, 숨구멍 그리고 눈물샘까지

확 뚫어놓는다.

숨은 토할 듯 몰아 나오고 눈물은 줄줄 새고 홍어는 열린 목구멍으로 뚝

떨어진다.

얼른 넘치는 막걸릿잔을 들이마시며 입안을 쓸어내고 턱을 문지른다.

청소 막 끝낸 화장실처럼 개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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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첫 해에는 술 마시러 학교에 갔다.

자주 가는 골목 술집에 애란과 옥희 그리고 아줌마는 늘 웃었다.

그것이 좋아, 돈 생기면 갔고 주머니 비면 시계 풀어 잡히고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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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란은 노래를 잘했고, 옥희는 젓가락을 잘 두드려 노래 가락을 바로 잡았다.

그 날 애란은 홍도야 울지 마라를 부르고 눈물을 글썽이며 젖은 목소리로

흑산도 아가씨를 연이어 불렀다.

애란은 나보다 술을 더 많이 마셨고 내 어깨에 기대어 중얼거리듯 내뱉었다 .

내일 흑산도로 돈 벌러 가요...가기 싫은데... ...”

뱃놈들이랑 ... 어떻게 자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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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어느 신문에 난 흑산도 기사를 보았다.

흑산도 선착장에 갈매기와 여인네가 얼마나 보이느냐로 波市의 규모를 안다.

흑산도 항구의 상주인구 3백여 가구, 1700여 명인데 5월 파시(波市) 때엔

외지 어부와 철새 아가씨 등 3천 명이 늘어 5천여 명이 복작거린다.

서울 명동보다 더 붐비고 밤새 여는 다방이 7곳 술집 여관이 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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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란 풍어기에 일시적으로 고기잡이배와 운반선 사이에 고기 매매가

이루어지는 배와 배에서 형성되는 거래시장을 말한다.

흑산도는 파시가 설 정도로 고기가 많이 잡히는 황금어장의 중심지였다.

4월에는 조기파시, 7월에 고등어파시, 10월에 삼치파시,12월부터는 홍어가

많아 예리항은 2천여 척의 어선들로 꽉 차고 항상 뱃사람들로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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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에 수산청은 흑산도를 어업전진기지로 선정했었다.

그러나 그 후 어획량이 점차 줄어 1976년에 거의 끝물 파시가 열렸고

예리항은 일반 어선과 관광선이나 외지인의 낚싯배 항구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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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은 독했다.

솔가지 울 밑에 키 작은 해바라기야 가는 여름이 아쉽겠지만 찌는 더위에

혀가 말라 갈라지는 늙은이에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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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애란을 못 본지 46년이나 흘러 수염도 희끗해졌는데 골목길 걷다가

홍어 식당 앞을 지나치면 꼬리꼬리한 냄새에 코를 슬쩍 만지고 식당 창문을

들여다본다.

혹시 애란이 있을까... ...

그리고 어디선가 분명히 들려올 흑산도 아가씨노래에 귀를 세운다.

만약 애란을 만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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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했던 여름이 순하게 떠나겠나...?

15호 태풍 고니가 독하게 흔들고 지나가니 울던 매미도 떠났다.

오동잎 하나가 떨어져도 천지에 가을이 온 줄 안다고 했던가... ...

창 밖 어디선가 가을이 서성인다.

가을 냄새는 나그네가 제일 먼저 맡는다는데... ...

어디로 떠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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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우수영 여객 항구에서 새벽 6시에 뉴드림호를 탔다.

그 동안 흑산도 가는 배는 목포 항구뿐인데 금년 8월부터 우수영에서 대형

카페리호가 매일 출발한다.

여름 시즌이 끝나서인지 우수영 항구는 어둠속에 적적하고 화물차들만 줄지어

아가리 쩍 벌린 공룡 뱃속으로 줄지어 빨려 들어간다.

배가 커져 안전하고 멀미도 덜하고 차도 실을 수 있어 좋으나 목포 출발 보다

운항 시간이 1시간 더 걸린다.

화물차를 통째 먹은 후 배가 떠난다고 트림하듯 쉰 고동소리 ...”울리니

가로등에서 쉬던 갈매기는 해가 솟아오르는 복숭아 분홍빛 동쪽 하늘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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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 3시간 30여분 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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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로 붉은 바다를 지나

검푸른 바다를 넘어

멀리 하늘과 맞닿아 하얀 바다 위로

까만 섬 하나 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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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가을빛에

흑산도는 흑진주처럼 반짝이고,

몸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검은 섬은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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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예리항에 부는 바람은 이미 짙은 가을이다.

볕 좋은 바닷가엔 미역이 깔려있고

바람 좋은 그늘엔 물고기가 말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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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바람엔... ...

산 속 검은 상록수의 향기가 비릿한 항구로 흩어져

여인의 속 향기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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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라 까치발로 바라보면 반대쪽 바다가 보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항구 뒤편으로 둘러선 산은 산맥처럼 치솟아 뻗어 백두대간과 연결될 듯

보인다.

항아리처럼 둥근 예리항엔 쉬는 배, 그물 정리하는 배, 고기 내리는 배들 위로

갈매기 날고 여객선 선착장엔 사람들로 북적이다 곧 흩어져 한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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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파시가 서면 개들도 돈을 물고 다녔고 밤새 사람들이 넘쳤다는데... ...

항구 앞 한가한 식당에선 폭 삭은 홍어 냄새만 풍긴다.

그 식당 아낙이 들어오라고 손짓하는데 애란이 아니다.

그리워라 흘러간 세월... ...

보고파라 지나간 얼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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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기웃거리다 내 나이쯤으로 보이는 여주인이 하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벽에 붙은 빛바랜 메뉴에 홍어회, 홍어무침, 홍탁삼합, , 애탕... ...

홍어무침을 한 입 먹다 숨이 턱 막혀 막걸리 한 사발을 숨 참아가며 들이켰다.

홍어는 목으로 떨어지고... ...

오래된 홍어냄새는 살 속으로 스며들며 추억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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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녘이라 손님이 없어 늙은 여주인을 불러 몇 가지 물었다.

오래전 서울에서 이곳에 온 애란이란 색시를 혹 아시나요...?”

여주인은 느닷없는 물음에 웃음을 참아가며

색시가 워디 한둘인감...됏박에 콩알처럼 많은데...수천은 넘을 겨 ... ...”

글고...색시가 본디 제 이름을 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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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대답하던 늙은 여주인은 점차 얼굴에 그늘이 생기며 항구가 보이는

창을 물끄러미 내다본다.

잔을 권하니 여주인은 마다않고 잔을 받는다.

나도... 몇 번 나가려했는데...빚이 많아서... ...”

여주인의 옆얼굴에선 애란의 옛 모습이 보인다.

“43 년 전에 들어왔을 땐 빈손이었지잉... ...”

여주인은 중얼대듯 말을 이어간다.

지금은 ... 살만혀... 이 집도 내 것이고... ...”

이마에 파인 주름 사이로는 지난 삶의 한이 흐르고,

선한 눈빛에서는 현재 삶의 만족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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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는 씹을수록 오래된 추억이 깊어지고

막걸리는 마실수록 잊었던 얼굴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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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가슴 흔들면 술잔을 내려놓고

바다를 바라보다 밀려오는 파도 위에

그들을 하나씩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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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눈물 되어 파도에 묻히고

그 사람에게 하고픈 말은 파도소리 되어

하늘로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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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항구

홀로 선 노인에게

파도는 점점 소리를 높이고 거칠게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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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에는 조기, 멸치, 삼치, 고등어가 많이 잡히지만... ...

홍어가 눈 중에 눈동자이다.

바다는 깊고 수온이 맞고 바닥에 개흙이 있어 홍어 산란에 적소이다.

몸길이가 150cm까지 자라고 등은 갈색에 중앙에 검은색의 눈 모양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배는 희고 입은 뾰족하고 꼬리 등 쪽에 수컷은 3, 암컷은 5줄의 가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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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일처제로 생활하는 홍어는 암컷이 크고 맛도 좋아 가격도 비싸다.

수컷은 교미할 때 2개의 대롱모양 생식기를 통해 정액을 암컷에 넣고 몸 밖으로

나와 있으며 가시가 붙어 있어 조업에 방해되고 어부들이 손을 다칠 수 있어

잡는 즉시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며 생식기를 칼로 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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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꼬리의 독은 희랍신화에도 나온다.

마녀는 자기 눈앞에서 사랑의 작태를 하는 남자가 있으면 홍어꼬리로 찔러

죽였고 이익의 성호사설에도 홍어꼬리를 나무에 꽂아두면 나무가 절로 시든

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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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서는 제사상에 홍어가 오르고 삭혀서 먹지만 흑산도에서는 신선한

홍어를 먹는다.

이는 나주 영산강으로 홍어를 수 일 걸려 운반하며 자연히 삭아진 홍어를

먹었기 때문이리라.

요즘은 국내 홍어가 줄어 수입한 홍어가 많지만 홍어는 겨울에서 이른 봄의

산란기가 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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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항 홍어식당을 나와... ...

항아리처럼 둥근 항구 끝자락으로 갔다.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들도 멀리서 보면 한가하게 보이지만 다가가면

배안에서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남아 사람들로 보인다.

눈이 마주치자 먼저 인사하는 검은 사람이 있어 말을 걸었다.

수고하십니다... 어느 나라에서 오셨어요...?” 나는 공손히 물었다.

스리랑카...!” 검은 사람도 한국말로 공손히 답하며 하얀 이를 드러낸다.

문득 애란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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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등대와 하얀 등대가 마주보고 서있고 그 사이를 갈매기가 오가며

두 등대의 사랑을 전한다.

배낭기미 해변에 바닷물은 탄산수 튀어 오르듯 맑아 한 모금 떠 마시고 싶고

뒤편 소나무 숲엔 나무 의자와 누울 수 있는 평상 마루가 서너 개 있다.

떨어진 솔잎 치우고 평상 마루에 옆으로 누워 곁눈질하듯 바다를 본다.

배가 바다 위를 벌레 기어가듯 보이고 하늘은 더 높아 보인다.

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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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동마을을 지나 오르막길로 오르면 마치 용이 용트림하며 하늘로 오르듯

S자 길이 굽이굽이 구절양장 (九折羊腸)의 열두 고갯길로 상라산 전망대에

오른다.

이곳에서 저녁에 서쪽을 보면 일몰 풍경, 새벽에 동쪽을 보면 일출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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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에게 이런 길은 절대 지나칠 수 없다.

한 밤 중 사방이 캄캄해지면 산 정상에 삼각대를 펴고 열두 고갯길로 오르는

자동차의 불빛을 깊은 세상을 잡아넣는 카메라에 담는다.

든든한 삼각대에 카메라 고정하고 릴리즈 달고 조리개 줄이고 B셔터로 하고...

깊은 어둠 속에서 한 줌의 빛을 모아 선으로 길게 펼쳐 놓는다.

차의 전조등이 길 따라 S선으로 길게 찍혀 맘에 드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캄캄한 정상 바위 언덕에서 나무처럼 서서 기다린다.

숲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민감해지고, 벌레가 울다 뚝 그치면 사방을

둘러본다.

오래전 이와 비슷한 길인 지안재를 밤늦도록 담은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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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도 절대 놓칠 수 없는 사진가의 로망이다.

해가 6시에 뜨니 잠 줄이고 530분에 상라산 전망대에 섰다.

그믐달은 머리 위에 선명한데 별은 밤새 피곤한 듯 빛을 잃어간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수녀님이 다가오시며 인사를 하신다.

그리고 작은 카메라를 들고 아침 해를 기다리신다.

바다 위로 공작 깃털 펼치듯 빛이 퍼지며 해가 솟는다.

수녀님은 몇 번 사진을 찍고 가슴에 성호(聖號) 긋는다.

문득 떠오른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그 빛이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둠을 밤이라 칭하시니라

이는 첫째 날이니라... ...“

대전에서 오셨다는 수녀님과 말씀을 나누고 싶었지만... ...

해는 왜 그리도 급히 솟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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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라산을 오르다보면 언덕에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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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

물결은 천 번 만 번 밀려오는데... ...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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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가 한창일 때 술집 아가씨들을 빗대어 왜곡되었지만 지금은 본래 의미를

되찾았다.

이 노래는 1965년 흑산도 섬 소년들의 소원인 서울 수학여행이 청와대의

도움으로 해군함정을 타고 가 이루어졌다는 신문기사를 본 정두수 작사가에

의해 작시되었고 박춘석 작곡가가 곡을 붙여 1967년에 가수 이미자의 노래로

한 시대를 풍미할 인기 대중가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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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는 2013년 기준으로 인구 2200명이며 일주도로는 1984년 이후

27년 만인 2010년에 개통되었다.

이를 기념하여 한다령에 공원을 만들었고 공원을 넘어가면 남쪽 바닷가에

사리마을이 나온다.

멸치가 많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작은 농토가 있어 오래전 사리마을은

부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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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는 토지가 귀해 농사를 지어야 함으로 묘지로 사용할 토지가

없는 곳이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풍장을 택해 왔다.

풍장이란 섬 주위의 무인도에 주검을 한곳에 두어 비바람에 자연히

없어지게 하는 장사법인데, 묘지에 모실 수 없어 풍장을 해야 했던 가슴

쓰린 장례풍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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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며 떨어지는... ...

죽음이 풍장이다.

문득 피었던 삶이 문득 바람 되어 없다.

새들은 저마다 제 이름 부르며 울다 죽고,

사람은 제 가슴 치며 울죽는다.

위로 받지 못한 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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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암(巽庵) 정약전(17581816)은 흑산도로 유배를 온 후 가족과 농사를

지으며 먹고 살 수 있는 사리마을에서 살았다.

마을 하천을 따라 내려가면 정약전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던 사촌서당

(沙村書堂)을 복원해 놓았다.

해안으로 나오면 칠형제바위라고 불리는 작은 돌섬들이 방파제 구실을

하는 사리포구가 있다

포구 안에 작은 고깃배 서너 척이 한가로이 조는 모습은 한 폭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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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 자료에 의하면... ...

선사시대의 돌도끼와 토기가 발견되었고 흑산도가 크게 번성하게 된 것은

828(신라 흥덕왕 3)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당나라와

교역하며 흑산도를 중간 기점으로 삼으면서부터라고 한다.

읍동마을엔 상라산성(도 기념물 제239)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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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는 슬픔을 간직한 검은 섬이다.

1801(순조1) 신유사옥이 일어나면서 천주교 박해 때 정약용

(丁若鏞, 1762~1836)의 형 정약전을 비롯하여 최익현(1876)과 그 후에

유배된 17명의 비석이 있고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漁譜)“의 내용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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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15년에 걸쳐 227종의 바다생물에 대한 특징과 습성 그리고

쓰임새까지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흑산 섬사람들과 장창대(덕순)와 함께

이룬 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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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를 읽어보다 문득 오래전 김훈 작가의 소설 흑산을 읽고 쓴

독후감이 생각나 후미에 함께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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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흑산을 읽은 후

언젠가 시간 내어 붉은 바다와 검은 바다 건너 흰 바다에 떠있는 흑산도를

꼭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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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서 정약전을 만나면... ...

당신 덕에 내 부모님도 성당을 다녔다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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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10일 흑산도를 떠나며 점점 작아지는 검은 섬을 바라본다.

난 들어갔고 돌아오는데 애란과 정약전은 들어가기만 했구나... ...

그들은... ...

떠나는 배를 바라보며 얼마나 그리워했을까...?

200 년 전 정약전도 40 년 전 애란도 그들이 숨 쉬던 흑산도의 가을은

오늘 내가 걸었던 흑산도의 가을과 다르지 않았으리라.

어딘가 아직 살아있을 애란을 그리며, 자산어보에 살아있는 정약전을

만나 행복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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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달빛 물처럼 스며

옷을 적시는 고요한 가을밤에

상라산에 올라 별과 바람을

사진에 담으며 행복했던 기억은

흑산에 구름 되어 흐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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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산독후감....201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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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모가 목이 잘려 죽었다.

점점 좁혀오는 포위망에 황주까지 피신했다 함께한 교인들의 순교가

꿈속에 나타나자 스스로 의금부에 자수하여 군문효수형으로 순교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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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531.

..자수를 했을까...?

자수하면 절대 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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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모는 스스로 걸어 들어가 자수하며 얼마나 두려웠을까...?

예수가 만찬을 마치고 잡혀 가던 날에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한

겁에 질린 인간 베드로의 얼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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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모의 죽음을 듣고 황사영은 얼마나 놀라고 공포감에 싸였을까..?

16세에 사미시에 최연소 나이로 합격하여 임금이 황사영의 손을 잡았고

황사영은 그 손이 황송하여 비단으로 손을 감고 나라에 충성을 다짐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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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에 제를 올리고 나라에 충성하는 명문의 유가 출생이 어쩌다 종묘를

멀리하는 천주교인으로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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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마재에 사는 고요한 유교집안이 있다.

정약현이 동네에 큰 어른으로 동생인 약전 약종 약용과 함께 살았다

정약현의 딸 명련은 초승달처럼 곱고 두물머리 새벽안개처럼 부드러웠다

황사영이 처음 명련을 보자 온 몸은 굳었고 머릿속은 하얗게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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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첫날밤 황사영이 몸을 밀면 명련의 몸은 뒤로 물렀고 다시 몸을 빼면

몸은 따라왔다

.

몸이 몸을 건너며 새벽이 창문에 닿을 때 북한강 건너 멀리 소 울음소리가

들렸다

물안개 핀 두물머리 강가를 걸으며 황사영은 손에 감은 비단을 풀었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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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높은 사랑과 땅의 깊은 뜻을 강가에 흐르는 물을 보며 약종과 함께

교리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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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와 조상에 제사를 무시하는 천주교를 임금은 치를 떨며 분해했다.

두더지처럼 컴컴한 곳에 숨어 뱀처럼 엉키고 엉켜 찌든 머릿속에 서캐처럼

사는 것들을 잡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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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박해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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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모가 순교했으니 황사영도 몸을 숨기기에 바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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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 마노리는 억척스럽고 끈질기게 북경을 오가며 살아간다.

말위에 탄 사람은 말과 마부를 동일하게 취급한다.

말이 죽으면 길에 버리듯 마부도 죽으면 길옆으로 밀어놓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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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마노리는 황사영을 만나 인간적인 대접과 함께한 식사에서

황사영의 뜻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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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마노리는 천주교회 주교를 만나고 애기 안은 서양 여인의

그림을 받고 은화를 수고비로 받았다

북경에서 오랜 기간 걸어 조선으로 들어서면 첫 주막집이 바빠진다

.

말위에 탄 사람이 먼저 예쁘고 젊은 색시를 품고 초저녁부터 요란하게 보낸다.

걸어온 하인은 한 밤 중에야 양반 방에서 옷고름 풀고 살며시 빠져나온

그 색시를 품는다.

.

마부들은 뜬눈으로 기다리다 새벽이 밝아올 때쯤 하인방에서 나온 지쳐

축 늘어진 색시를 받는다.

밤새도록 두 번이나 남자에 시달린 색시는 마부를 싫어했다

.

돈도 적고 몸에서 말똥 냄새가나고 그리고 파고드는 힘이 억세서 해진

아랫도리가 아팠다.

마노리는 반짝이는 은화를 먼저 색시 가슴에 놓으니 눈이 똥그래진 색시는

다리를 넓게 벌렸다.

.

북경 은화를 받은 색시는 다음날 밤에 포졸을 받으려 옷고름을 풀 때에

은화가 떨어졌다.

색시는 마부에게 화대로 은화를 받았다고 포졸에게 말했고... ...

귀한 은화를 갖은 마부는 곧 끌려가 애기 안은 서양 여인의 그림과 나머지

은화를 받은 경위를 추궁 받았다.

.

살점이 찢기고 피가 튀는 곤장에 실신하며 황사영의 거처가 입 밖으로

가늘게 흘러나왔다

마노리는 절대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정신이 아득히 멀어짐을 느꼈다.

.

황사영은 제천 골자기 옹기가마에 봉창 하나 만들고 그 속에서 낮에는 밤같이

어둡게 지내고 밤에는 옹기가마에서 나와 별을 보며 자식과 명련을 그리며

하늘에 십자가를 그렸다

.

관군의 칼끝이 목 앞에 닿은 마음과 하나님에 구원을 바라는 마음으로

비단 폭에 작은 글씨로 사태를 써내려갔다

글이 글을 낳아 강물이 흐르듯 이어져 황서영 백서가 만들어졌다

.

공적을 다투는 관군은 제천 옹기마을을 머리칼에 서캐를 잡아내듯 속속히

뒤져 황사영을 찾아냈고 중국 대주교에 보내려 쓴 황서영 백서를 빼앗았다.

함께 지낸 교인들도 고구마 줄기처럼 딸려 나왔다

.

배고프고 못 배운 백성들이 단지 가슴이 십자가를 그었다고 굴비두름처럼

엮여 넝마처럼 구석에 처박혔다

.

망나니가 입으로 칼에 술을 뿌리며 춤을 춘다.

서울의 서쪽 강변에서 황사영의 목은 한칼에 떨어져 나갔고 마노리의

목은 두 번에 떨어져 나갔다.

.

마노리를 불쌍히 여긴 사람이 망나니에게 엽전을 건네며 마노리 목을

한칼에 쳐달라고 부탁을 했는데도... ...

.

명련은 아들을 가슴에 안고 제주도 관비로 끌려가다 낯선 마을 사당

느티나무 밑에 아들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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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종의 목도 떨어지고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장흥으로 귀향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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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다 뒤에 검은 바다가 있고 그 바다 넘어 하늘이 맞닿은 흰 바다가 있다.

흰 바다 가운데 흑산도에는 정약전이 마지막 삶을 마재에 남겨진 가족을

그리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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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영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듣고 다시는 고향에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해변을 걸으며 바닷게도 고향의 민물게와 같다는 것에 관심이 생겨 점차

바다에 마음을 두었다

.

등 푸른 고등어 등을 관찰하며 그 것이 바다 물결과 같은 무늬라는 것을

발견하고 조기도 물속에서 개구리처럼 소리를 낸다는 것도 알아 하나 둘

기록을 하며 자산어록을 남겼다.

.

유배 생활을 하던 중 풍랑에 남편을 잃고 혼자된 여인을 만나 몸으로

받아들여 가슴 시린 아들도 낳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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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의 소설 흑산을 아껴가며 읽었다

김훈 작가는 ... ...

흑산200년 전 조선의 사람들을 다 깨워놓고 그들의 숨과 눈동자의

움직임까지 하나하나 풀어냈다 .

.

물속에 잉크 한 방울이 떨어져 서서히 퍼져나가듯... ...

두물머리 건너 소 울음이 아득히 울려나가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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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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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많은 사랑 부탁합니다..

이름 :
jin
제목 :
# 흑산도..
조회 수 :
3968
추천 수 :
10 / 0
등록일 :
2015.09.13.17: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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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3
21:49:08
캬~! 수고하신 작품, 환상적인 작품, 형용할수 없는 감동입니다. 멋집니다.
(추천 수: 1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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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4
23:43:23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정신없이 바라 봅니다. 찬사에 찬사를 보냅니다.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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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5
20:42:50
생동감이 넘치는 작품, 즐겁게 감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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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7
21:44:03
한참을 머물게 하는 멋들어진 글,그림이엇네요.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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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0
14:08:59
멋진 글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평생에 애란님 꼭 만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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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3
09:57:59
와우~! 빛이 환상적인 작품, 많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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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8
18:47:11
와! 소설 '흑산', 멋진 글! 멋진작품 즐감합니다!
profile
2015.12.03
15:35:43
정감이 넘치는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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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2
08:26:47
신안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감명 깊이 읽었습니다.
흑산도의 애환을 잘 담어 내신것 같습니다,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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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7
08:05:38
글로써 줄수있는 감동을 다 주신듯 합니다ᆢ
애쓰신 글은 보석처럼 영원히 빛날겁니다~
고맙습니다^^
profile
2016.04.11
16:54:06
몸살나서
누워서 핸폰으로 출코를 서핑 하다가
멋진 에세이에 마음뺏긴 시간 입니다
몸살이 감사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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