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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길을 걸으며 ..

# 외길을 걸으며 ..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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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던 외길에서 잠시 길을 멈추고 길섶에 앉아 하늘을 보았다.

구름은 흐르다 멀어지고 흐르다 사라진다.

누군가 구름처럼 살라고 했기에 바람에 밀려 외길을 걸었다.

냇물이 길을 가로지르면 건너뛰었고 멋진 골목길을 만나도 고개를

돌리고 가던 길을 걸었다.

길은 걸어갈수록 다가오다 멀어지고, 다시 멀어지다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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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흐르다 사라지는 구름도 보았고,

다가오다 멀어지는 외길도 보았다.

평생 걷던 외길에 바람 잦아드니.

팔다리 아프고 허리 굽어져 주저앉았다.

흐르는 구름이 흐르다 사라지니...

가슴은 메마르고 굳어져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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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 주저앉아 구름도 외길도 모두 눈감아 버리니 내 옆에 작은 꽃

한 송이 피어 웃고 있다

외길의 아픔도 구름의 슬픔도 모르는 곳에 이름 모를 작은 꽃 한 송이

피어 아침이 오고 저녁이 가니 작은 꽃의 세상이 따로 있다.

보일 듯 말 듯 피었다가 보여도 그만 안 보여도 그만인 작은 꽃은

외길을 걷지도 않고 흐르는 구름을 닮지도 않고 오직 자신의 세계에서 웃고

있다.

이제야 깨달아 길섶에 앉아 작은 꽃을 가슴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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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멀리 들판에만 피는 줄 알았는데 나이 들어 언젠가부터 내 가슴에 꽃이

피었다.

세상에 내리는 고통의 빗방울은 오히려 가슴에 핀 꽃잎에 향기가 되었고 홀로

밤하늘에 반짝이는 외로운 별빛도 가슴 속 꽃잎에 내려앉아 속삭인다.

너를 사랑한다고... ”

가슴 속에 핀 꽃도 답했다.

어려서는 몰랐는데... 늦게 한 송이 꽃이 되니 나를 닮은 외로운 별빛을 사랑한다고...’

가슴에 꽃이 피니 세상 모든 것이 꽃이 되었다.

들판에 꽃은 시들어도 가슴에 꽃은 날이 갈수록 빛난다.

나이 들어 행복한 사랑을 만난 듯, 스스로 피어난 마음에 꽃은 향기를 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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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꽃은 밤과 낮이 없는 곳...

슬픔과 걱정이 없는 곳에 피어난 하늘나라 향기이다.

시간 흐름이 없는 곳에 핀 천국의 꽃이다.

죽음, 고통의 시간이 없는 곳에 핀 영혼의 꽃이다.

구름 위에서도, 바다 위에서도 피고 내 가슴 속에서도 피어나 꺾을 수 없는 꽃이다.

몸이 굽어질수록 꽃은 꼿꼿할 것이고 향기는 짙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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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새겨진 말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기억하고 세상에 깊이 빠져있던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갈 것이다.

인생 외길을 걷다 보면 길은 다가오다가 멀어지고 사라지니, 나는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처음 발길을 내딛듯 천천히 눈앞에 보이는 길을 걸어갈

것이다.

나비를 보면 양팔로 날갯짓하며 나비를 쫓아가고 반짝이는 밤하늘에 별을 보면

어린 왕자 되어 들판에 핀 백만 송이 장미꽃의 욕심을 잊고 나만의 한 송이 장미꽃에

물을 주고,.. ..

혼자 노래를 흥얼대며 숲길을 거니는 게 외롭지 않은 빨간 머리 앤이 될 것이다.

산속 어둠에 낙엽이 쌓이는 날이면... ...

작은 오두막에서 홀로 명상하는 스님이 돼보고,

붉은 새벽에 호수 위 작은 새들이 모여 천국이 보이는 날이면... ...

월든 호수가에 오직 작은 침대와 의자 한 개만 놓고 사는 소로우가 돼보고 싶다.

우물쭈물하며 시간을 끌다가 어두운 땅속에 잠들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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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쉼 없이 일만 하시던 아버님이 68세 되시던 날에 한 말씀 하시며 은퇴하셨다.

아직 걸을 수 있을 때 여행을 다니며 남은 삶을 살고 싶구나...”

한창 일할 나이였던 나는 처음으로 은퇴라는 말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너의 삶은... ...

구름처럼 사라져가는 것이니, 언젠가는 스스로 빗물 되어 떨어져야 한다는 것을...”

나의 삶은... ...

외길로 끝없는 것이니, 언젠가는 스스로 깨달아 걸음을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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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닮고 싶어 나도 아버지처럼 은퇴를 하였다.

아버지처럼 열심히 일만 하며 살았으니 환한 것과 어두운 것만 구분하고 살았다.

비스듬하게 비추는 석양빛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은퇴 후 시간이 많아졌다.

아침은 할 일이 없이 깨었고 그날은 한 일이 없이 누웠다.

매일 시계를 안 보니 하루 시간이 늘어났다.

일에 속도를 늦추니 세상이 밝고 넓어졌다.

정원에 한가히 앉았으니 가슴에 흙 향기 스미고 꽃 한 송이 피었다.

하루하루 기웃기웃 어린아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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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랑 부탁합니다..

이름 :
jin
제목 :
# 외길을 걸으며 ..
조회 수 :
339
추천 수 :
1 / 0
등록일 :
2020.09.10.10:52:03

profile
2020.09.11
06:46:39
남다른 독특한 시선의 질감이 살아있는 예술적인 작품, 한 폭의 그림 입니다. 마음에 와 닿습니다.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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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5
09:16:27
캬~! 열정이 넘치는 작품, 환상적인 작품, 형용할수 없는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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